나의아저씨 명대사 모음 글 말고는 처음으로 블로그에 드라마 추천 글을 쓰는 것 같다
진짜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가 있어서..
내가 살면서 제일 재밌게 봤던 드라마 나의아저씨 의 각본을 쓰셨던 박해영 작가님의 새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다
JTBC에서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영되고 넷플릭스에서 다시보기 볼 수 있다
난 넷플릭스로 보고 있다
난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본다
인기가 정말 많거나 주변 지인들이 추천한 드라마라고 해도 보통 1화~2화정도를 보다가 그만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데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는 내가 살면서 본 어떤 드라마, 영화, 소설보다도 완벽하게 빠져들어서 봤었다
초반에는 재밌다가 조금 지나면 엄청 재미없어지는 드라마도 많고, 처음부터 바로 내 취향이 아닌 드라마도 많은데, 나의 아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재미없던 적이 없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과 대사들이 완벽히 공감이 돼서 내가 드라마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캐릭터들이 진짜 사람인 것 같았고 연기를 보는 것 같지가 않았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현실과 똑같아서 그대로 내 일상으로 스며들었고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 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내 가슴에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 작가님이 이런 대본을 썼을까 싶은, 감동 받았던 대사들도 너무 많아서 두고 두고 다시 보고 싶은 말들을 핸드폰에 전부 메모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 박해영 작가님이 각본을 쓰신 새 드라마가 '나의 해방일지'다
나의 해방일지 1회를 보고 든 생각은
박해영 작가님의 드라마를 보면 정말 잘 쓰여진, 아니 정말 내 취향의 소설을 읽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편안함(자연스러움) 같은 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솔하고 부끄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인간 본연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작은 일상 장면 하나 하나에도 소름돋을 정도로 깊은 심리 묘사가 담겨있어서 드라마의 모든 순간이 주제가 된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있어서 그냥 내 일상, 내 가족의 일상, 나를 포함한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것 같다
일상어가 아닌 실로 깊은 고민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문학적 표현들로 가득한 대사들을 듣다 보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감탄하게 되고 다른 드라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분함과 고요함,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대사를 메모하다 보면 이건 내가 따라할 수가 없는 능력인 것 같아서 범접할 수 없는 거인, 귀인같은 존재가 대본을 썼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난 설명하기 힘든 인간 내면의 감정들을 잘 풀어서 표현해내는 사람들을 볼 때 항상 부럽고 존경심을 느낀다
단순히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작가라고, 시인이라고 표현을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인데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몸부림치는 사람' 이 좋은 표현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좋은' 이라는 건 나에게만 적용되는 주관적인 감정이다)
박해영 작가님의 드라마는 작품의 주인공이 정해져 있다고 느껴지지 않고 드라마의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한 명 한 명에 다 몰입하게 되고 내 주변 사람같고 잘 됐으면 좋겠고 슬프고 감동받고 미소가 지어지고 화나고 안타깝고 눈물이 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사랑하고 싶어진다
우리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 모두 정상이라고, 거대한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한없이 작고 외롭고 나약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더라도 우리는 모두 극복할 수 있다고, 강인해질 수 있다고, 사랑해도 된다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리는 느낌이 든다
가슴이 아리다는 게 슬픈 감정일 수도 있지만 설명하기 힘든, 어떤 미소가 지어지는 아련함이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우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인데, 오히려 그래서 현실적이고, 캐릭터들에 나 자신을 대입해서 나도 함께 극복하고 싶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고 주변 사람이 생각나게 하고 그 사람들이 보고 싶고, 그 사람들을 사랑으로 바라보게 되고, 진짜 위로를 받게 되는 힘이 있다
아무튼 나도 아직 2화까지밖에 안 봤지만 추천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블로그에 글을 썼다
사람마다 취향이 모두 다르니까 난 어떤 것을 추천할 때 꼭 좋을 거라는 말은 되도록 안 하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너무 좋았다
박해영 작가님이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 중에서 서사가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있고 인물이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데, 작가님은 본인이 생각하실 때 서사가 약하고 인물이 먼저 들어오는 분이라고 하셨다
내가 지금까지 좋아했던 모든 책이나 드라마, 영화는 서사보다는 인물에 집중했었던 것 같아서 나는 아무래도 박해영 작가님처럼 인물이 들어와서 쓰는 글이 취향인 것 같다
나처럼 어떤 걸 볼 때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고 인물에 집중, 그러니까 이 사람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어떻게 반응할까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이런 게 계속 궁금하신 분이면 박해영 작가님 드라마 보시면 분명히 재밌을 거다
그것도 엄~~~~~~~~~~~~~~~~~~~~~~~~~~청
마지막에 미정이 버스에 탄 후 표정을 보고 두근거렸던 장면이다
이 드라마가 시작하고 처음으로 미정의 조금이라도 들뜬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우편물을 받아달라는 게 사실 큰 부탁이 아니지만, 구씨라는 캐릭터는 워낙 말이 없고 차가운 이미지이고 미정은 내성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아마 미정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구씨에게 말을 건 후에 버스에서 미정이 뛰는 가슴을 달래는 듯 숨을 크게 쉬는데, 나도 꼭 해야하는 말을 긴장이 돼서 계속 참다가 결국 용기를 내서 내뱉은 후에 저랬던 경험이 많은 것 같아서 공감도 되고 왠지 모르게 기분이 엄청 좋아졌던 장면
암튼 난 이 장면 너무 좋다
마지막으로 나의 해방일지 OST들이랑 좋았던 대사 메모하고 마무리 ^_^
드라마를 보면 노래가 아래 3개 말고도 더 나오는데 아직 음원 사이트에 공개되지 않은 것 같다
OST랑 대사는 나중에 보면서 더 추가할 예정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눈앞에 있는데도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
같은 하늘을 볼 수 있는데도
무지개가 좋은 이유를 생각한적 있나
은하수가 좋은 이유를 생각한적 있나
그냥 그렇게
푹 빠져버렸나 봐 너에게 이렇게
푹 빠져버렸나 봐 너에게
무지개가 좋은 이유를 생각한적 있나
은하수가 좋은 이유를 생각한적 있나
그냥 그렇게
푹 빠져버렸나 봐 너에게 이렇게
푹 빠져버렸나 봐 너에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너무 커버린 내 맘은 그냥 이렇게
푹 빠져버렸나 봐
푹 푹
어린 시절부터 난 그래왔어
침묵 속에 나를 가둬버렸어
표현은 서툴고 늘 느리지만
먼저 생각해 천천히 움직여
소리쳐 세상에 날 보이고 싶지만
참자 늘 일상은 참기의 연속
느리게 흘러간다
어디든 나의 느림은 배려가 될 꺼야
어디든 나의 생각은 깊이가 될 꺼야
너를 보는 나의 맘도
너를 아는 내 시간도
점점 다가와
이제 나를 좀 더 보여주려 해
오늘의 나는 어제와는 달라
아직은 낯설고 어색하지만
나를 내 안에서 해방시키게
놓자 늘 일상은 천천히 흘러
마음이 넓어진다
어디든 나의 느림은 배려가 될 꺼야
어디든 나의 생각은 깊이가 될 꺼야
너를 보는 나의 맘도
너를 아는 내 시간도
한걸음씩 다가갈게
알아갈게 네가 누군지
아직은 낯설고 어색하지만
너를 내 안에서 해방시키게 나처럼
깊어진 밤 하늘 너의 목소리가
힘든 날 다가와 내 마음을 만지네
가려진 시간을 견뎌야 한다면
널 담은 마음으로 난 버틸 수 있어
어디쯤 난 왔을까 헤매어 길 잃어도
끝없는 하늘이 꼭 너와 닮아서
지쳐있는 내 마음을 머물게 해주네
닫혀있던 마음에 단비가 돼 주고
얼어 있던 나의 마음을 녹여 준다
다시 태어나도
너의 곁이라면 어디라도
함께할 수 있기를
알 수 없는 마음들이 나를 감싸 올 땐
잠시 눈을 감고서 널 떠 올리곤 해
끝이 없는 바다가 꼭 너와 닮아서
조그만 내 마음들을 흐르게 해 주네
닫혀있던 마음에 단비가 돼 주고
얼어 있던 나의 마음을 녹여 준다
다시 태어나도
너의 곁이라면 어디라도
함께할 수 있기를
다시 태어나도
너의 곁이라면 어디라도
함께할 수 있기를
당신과 함께 여기 앉아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거지 같은 일도 아름다운 일이 돼요
견딜 만한 일이 돼요
연기하는 거예요
사랑받는 여자인 척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 여자인 척
난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의 지지를 받고
그래서 편안한 상태라고 상상하고 싶어요
'난 벌써 당신과 행복한 그 시간을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당신 없이 있던 시간에 지치고 힘들었던 것보단
당신을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는 게
더 기특하지 않나요?
서울에 살았으면
우리 달랐어?
달랐어
난 어디서나 똑같았을 거 같은데
어디사나
이랬을 거 같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긴긴 시간
이렇게 보내다간 말라 죽을 거 같아서
당신을 생각해 낸 거예요
언젠가는 만나게 될 당신
적어도 당신한테 난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겠죠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만나지지도 않는 당신
당신
누구일까요
귀뚜라미가 울 땐 24도래
안단다, 자기들도
조금 있으면 겨울이 온다는 거를
그래서 저렇게 간절히 구애 중인 거란다
겨울을 혼자 나지 않으려고
하물며 이런 미물도 사랑을 하는데
어? 인간이
인간이 당연한 거 아니니?
야, 미물도 알아
짝 없이 혼자 겨울나는 게 어떤 건지
쟤도 저렇게 구슬프게 우는데, 어?
겨울이 온다고, 춥다고
혼자 두지 말아 달라고 저렇게 우는데
우리도 하자
응?
뭔 소리 하나 했다, 이씨
아, 그럼 고양이도 하고 벌레도 한다고 인간도 해야 돼?
개도 길바닥에 똥 눠
그럼 인간도 길바닥에 똥 눠야 돼?
하지 마, 새끼야, 그럼 너는
너 하지 마, 하면 죽어
야, 하자
하자고, 어?
난 할래
할 거야, 아무나 사랑할 거야, 난
진짜 아무나?
진짜 아무나
왜 아무나 사랑 못 해?
여태 가리고 가려서 이 모양 이 꼴이니?
고르고 고르다가 똥 고른다고 똥도 못 골라 보고
아무나 사랑해도 돼
아무나 사랑할 거야
아 더워
얼른 겨울 왔으면 좋겠다
겨울엔 또 그럴걸
얼른 여름 왔으면 좋겠다
지금 기분 잘 기억해뒀다가
겨울에 추울 때 써먹자
잘 충전해뒀다가
겨울에
그럼 겨울 기억을 지금 써먹으면 되잖아요
추울 땐 충전해둔 기분 없어요?
남자가 왜 없어
이렇게나 많은데?
80점 짜리를 찾으니까 남자가 없지
상대가 80점이어도
그 모자란 20 때문에 남자 족치고
더 괜찮은 남자 없나 짱보고 그러잖아 언니
근데 무슨 아무나 사랑한다고
난 텄다고 봐
아니 나는
20점 짜리도 그 20이 좋아서 사귀는데?
20이 어디야
좋은 게 20씩이나 있는데
어쩌다 30점 짜리 만나면 '아이구 감사합니다' 어?
40점 짜리 만나면 대박
자기가 80점이라서 80점 짜리를 찾는 거면 내가 이해를 해
언니 내가 솔직히 내가 몇 점 짜리인지 얘기해줘요?
오늘 아주 적나라하게 점수 좀 찍어줘?
야
아,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좀 알라고요
사람들은
말을 참 잘하는 거 같애
어느 지점을 넘어가면
말로 끼를 부리기 시작해
말로 사람 시선 모으는 데 재미 붙이기 시작하면
막차 탄 거야
내가 하는 말 중에
쓸데 있는 말이 하나라도 있는 줄 알아?
없어, 하나도
그러니까 넌
절대 그 지점을 안 넘었으면 좋겠다
정도를 걸을 자신이 없어서
샛길로 빠졌다는 느낌이야
너무 멀리 샛길로 빠져서
이제 돌아갈 엄두도 안 나
나는 네가
말로 사람을 홀리겠다는 의지가 안 보여서 좋아
그래서 니가 하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귀해
다시 태어나면
언니로 태어나고 싶어
전생에 너처럼 살다가
'다시 태어나면 막살아야겠다' 한 게 지금 나고
또 나처럼 살다가
'아 이것도 아닌가 보다'
'다시 태어나면 단정하게 살아야겠다' 한 게 지금 너야
너나 나나 수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왔다 갔다 했어
왜 이래, 순진한 척
우리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쨍 하고 햇볕 난 것 처럼
구겨진 것 하나 없이
아무한테나 전화 와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어
여태 떠들었는데
맨날 떠들었는데
여전히 떠들고 싶니?
나 하고 싶은 말은 못 했어
존재하는 척 떠들어 대는 말 말고
쉬는 말이 하고 싶어
대화인데
말인데
쉬는 것 같은 말
섹스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 남자랑 말이 하고 싶어
시험지에 부모님 사인을 받아 가야 했는데
꺼내진 못하고
시험지가 든 가방만 보면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거웠어요
사인은 받아야 하는데 보여 주면 안 되는
해결은 해야 되는데 엄두가 나질 않는
지금 상황에서 왜 그게 생각날까요?
뭐가 들키지 말아야 하는 20점짜리 시험지인지 모르겠어요
남자한테 돈 뀌어준 바보 같은 나인지
여자한테 돈 꾸고 갚지 못한 그놈인지
그놈이
전 여친한테 갔다는 사실인지
도대체
뭐가 숨겨야 되는 20점짜리 시험지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20점짜리인 건지
못하겠어요
힘들어요
지쳤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진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왜 매일 술마셔요?
아니면 뭐 해?
할 일 줘요?
술 말고 할 일 줘요?
날 추앙해요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개새끼, 개새끼
내가 만났던 놈들은 다 개새끼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조금 있으면 겨울이에요
겨울이 오면 살아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공장에 일도 없고
낮부터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어떤 일이든 해야 돼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요
보면서 소름이 돋아서 시간이 정지한 거 같았던 장면
"날 추앙해요"
이거 왠지 유행어 될 것 같다
들어가
들어가 자
어차피 할 일도 없잖아요
내가 뭐 하고 싶은 인간으로 보여?
너 내 이름 알아?
나에 대해서 아는 거 있냐고
내가 왜 이런 시골구석에 처박혀서 이름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살고 있겠냐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사람하고는
아무것도
너 남자한테 돈 빌려줬지?
사내새끼들도 여우야.
돈 빌려 가고도 적반하장으로 지랄 떨면 찍소리도 못 하고 찌그러들 여자
알아본 거라고
뚫어야 될 문제를 뚫어
엉뚱한 데로 튀지 말고
그 자식이 돈을 다 갚으면
아무 문제 없을까?
그래도 똑같을 것 같은데
한 번도 채워진 적 없고 거지 같은 인생에 거지 같은 인간들
다들 잘난 척
아무렇게나 쏟아내는 말
말
배우는 건 그만하고 싶어
수영을 배우는 데
자유형이 안 됐어
근데 여럿이 하는 거니까
배영으로 넘어가고
평영으로 넘어가고
학교 수업이랑 같아
난 구구단을 떼지 못했는데
분수로 넘어가고
그 뒤로 난 그냥 앉아 있는 거야
동호회에서도 똑같은 짓 반복하기 그렇잖아
그리고 나는 뭐 재밌는 게 없어
결혼식은 자기들끼리 하면 안 되나?
없이 살던 시절에나 잔칫상 아쉬워 갔지
뭐, 먹을 거 천지인 세상에...
생활이네요, 응
살짝 스릴러로 갈 뻔했는데
생활 취향인 사람이 많아요
뭐, 이벤트니 뭐니 달달한 그런 거 별로 관심 없고
그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가 제일 중요해요
중심을 보는 거죠
아
중심
태도
뭐, 그런 쪽으로 염두에 두고 보시면
얼추 맞을 거예요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겠다는 막무가내식 결심보다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꼭 먼저 대시해 보겠다는 결심이 훨씬 건설적일 거예요
오
오
와, 아유 역시
역시 전문가다우시네요
네, 맘에 드는 남자 나타나면
꼭 먼저 들이대 보겠습니다
들이대지 말고
고백
아, 고백은 부끄러워서
저희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
'집하고 짝은 찾아다니는 게 아니다'
'때 되면 온다'
때 되면 옵니다
내 게 옵니다
올까요?
옵니다
아
걔가 먼저 시작했어
내가 봤어, 걔 눈빛
'아 이놈 별거 없구나' 하는 그 재수 없는 오만정 떨어지는 눈빛
여자들 만나다 보면 보이는 눈빛 있어
'아 이놈 별거 없구나', 어?
'이제 어떻게 헤어져야 될까?' '뭐, 어떤 꼬투리를 잡아서 어떻게 족칠까?'
처음엔 나도 무지 기어
기어야지, 뭐
'그래 나 별거 없는 놈인 거 안다'
'근데 나 만나면 재미는 있다'
'심심하진 않다'
그렇게 어르고 달래도 뭐 안 되면 뭐, 그럼 별수 있어?
끝내자는데 끝내는 수밖에
그럼 그때부터 죽어라 싸우는 거야
내가 영화를 혼자 봐서 헤어진 걸로 만들고
걔가 새벽에 딴 놈이랑 톡 해서 헤어진 걸로 만들어야 돼
절대로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인 거
그게 들통나서 헤어진 게 아니라!
나도 알아
걔가 쥘 수 있는 패 중에 내가 최고의 패는 아니라는 거
더 좋은 패가 있겠다 싶겠지
나도 알아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의 개새끼들도
시작점은 다 그런 눈빛
'넌 부족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된 것 같은
하찮은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
우리를 지치고 병들게 했던 건
다 그런 눈빛들이었다
자신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하고자 달려들었다가
자신의 볼품없음만 확인하고 돌아서는 반복적인 관계
어디서 답을 찾아야 될까?
너는?
넌 누구 채워 준 적 있어?
우리 진짜로 하는 건 어때요?
해방클럽
전
해방이 하고 싶어요
해방되고 싶어요
어디에 갇혔는진 모르겠는데
꼭 갇힌 거 같아요
속 시원한 게 하나도 없어요
갑갑하고 답답하고
뚫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해방'
좋다
미정(김지원 님)이 버스를 향해 뛰어가는 장면과 버스 안에서의 표정을 보고 온 몸이 저릿하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보는 내가 왜 채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까
1화에서도 내가 이 장면이랑 비슷하게 미정이 버스에 탄 후 표정을 보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엄청 좋아졌다고 했었는데, 그 장면이 겹쳐지면서 그때보다 더 설렜다
자신의 입으로 한 번도 채워져 본 적 없다고 한 미정이 드라마가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채워질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되는 장면인 것 같아서 보면서 행복했다
매일 다를 거 없는 일상에서 로봇처럼 죽어있는 눈빛을 하고 있던 미정이 아주 잠깐이라도 설렘을 느끼는 표정을 보니까 나도 함께 채워진 것만 같다
드라마의 캐릭터에 깊은 애정이 생겼나보다
왜 이랬다 저랬다 해요?
괜찮았다가
차가웠다가
똑같은데
아저씨랑 너랑
아니 왜
자기가 받아야 될 돈인데
자기가 잘못한 것처럼 주눅드나 몰라
받아줘?
좋게 좋게 해봐라
돈 나오나
한때 알았던 사람하고 끝장 보는 거
못하는 사람은 못해요
돈 못 받는 거보다
자기 자신까지 밑바닥으로 내던져가면서 험한 꼴 보는 게
더 힘들어요
미안하다
술꾼 주제에
각자 꼴리는 대로 사는 거지 뭐
나도 개선의 의지가 없고
너도 개선의 의지가 없고
나는 갈망하다 뒤질거야
사랑을 줘
나도 줄게
더 줘
나도 더 줄게
선물 따위는 필요없어
이벤트 따위도 필요없어
그냥 사랑만 줘
배고파
더 줘 더 더 더
세상 사랑을 다 쓸어 먹어도 안 채워질 거다
너는 나처럼 갈구하지마
너 남자 있지
야 다 줘
응?
전사처럼 다 줘
그냥 사랑으로 폭발해버려
절대
나처럼 갈구하지마.
아빠와 자식의 전형적인 대화 패턴같아서 안타까우면서도 웃기고 공감됐던 장면 ㅋ_ㅋ
창희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오늘 모임 가능할까?
첫 모임인데 잠깐이라도 하는 게
처음부터 파토내는 건 좀
그지? 염미정씨 괜찮나?
네 좋아요
근데 말이야
명색이 해방하려는 사람들 모인인데
모임이 좀 편해야 되지 않나 해서
마주보고 앉는데 아니면 안될까?
이상하게 마주보고 앉는 게 불편하더라고
사람을 정면으로 대하는 게
뭔가 전투적인 느낌이야
공백없이 말해야된다는 것도 그렇고
혹시 이렇게 하는 게 불편한가?
아니요
진짜 편하고 좋네요
딴 거 없어
해방하려면
퇴사하고 이혼하는 수 밖에
전
그 중에 하나는 했는데
그것도 딱히 해방은 아니더라구요
미안해
어딜 가나 속 터지는 인간들은 있을 거고
그 인간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고
그럼 내가 바껴야 되는데
나의 이 분노를 놓고싶지 않아
나의 분노는 너무 정당해
너무 정당하죠
너무 너무 정당한 이 분노를 매번 꾹 눌러야 되는 게 고역이야
일은 드럽게 못하면서 잔소리는 안 듣겠다고 하는 인간들이나
뭐라고 하면 꼰대다
참자
참자
그래도 참으시네요
티 나?
갇힌 거 같은데
어딜 어떻게 뚫어야 될지 모르겠어서
그냥 다 같이 끝나길 바라는 것 같아요
불행하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다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
다 무덤으로 가는 길인데
뭐 그렇게 신나고 좋을까
어쩔 땐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사람들보다
망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정직한 사람들 아닐까
그래요
어디에 갇힌 건지 모르겠지만
뚫고 나가고 싶어요
진짜로 행복해서
진짜로 좋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아 이게 인생이지'
'이게 사는 거지'
그런 말을 해보고 싶어요
확실해?
봄이 오면
너도 나도
다른 사람 돼 있는 거?
확실해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
좋기만 한 사람
생각해보니까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은 사람들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불편한 구석이 있어요.
실망스러웠던 것도 있고
미운 것도 있고
질투하는 것도 있고
조금씩 다 앙금이 있어요.
사람들하고 수더분하게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혹시 그게
내가 점점
조용히 지쳐가는 이유 아닐까
늘 혼자라는 느낌에 시달리고
버려진 느낌에 시달리는 이유 아닐까
이게 가능할까
자식 새끼도 이러기 쉽지 않은데
한 번 만들어보려구요
그런 사람
상대방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에
나도 덩달아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고
그냥 쭉 좋아해보려구요.
방향없이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이젠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요
좋기만 한 사람이 왜 없어 식구들 있잖아
아빠도 다 좋지 않고
엄마도 다 좋지 않고
언니랑 오빠는 많이 싫고
아빠는
불쌍해요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엄만
자식들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작 큰일이 생겼을 땐
'엄마만 모르면 된다' 그래요
이 나이에 일기 써서 검사 맡게 생겼어?
왜 이렇게 화가 나냐?
내가 문제인 거야, 내가
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상하게 아버지 필체가
제일
아버지 같더라고요
옷을 봐도 사진을 봐도 그냥 그런데
필체는 이상하게
진짜 아버지 같았어요
펜대 잡는 분이 아니셔서
전화번호 수첩 하나 있었는데
그걸 매일 봤어요
근데 수첩에 그런 글이 있었어요
'사나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그런 고민 안 하실 것 같은 분이었는데
야
아무나 사랑은 내가 하기로 했어
말이 아무나지 진짜 아무나냐, 너는?
어려서 개똥이랑 놀더니 남자를 골라도 꼭...
이 좁은 동네에서 뭐 어쩌려고?
뭐가 무서운데?
평생 그렇게 사람 가려 만나서 잘된 거 있어?
우리의 실수는
아니다 싶으면 연습 기회로도 삼지 않고 그냥 패스한 거라며
그래서 여태 아무 일도 없었던 거라며
그래서?
연습할 거야, 이제
찬혁 선배 만날 때
직장 그만두고 사업한다고 했을 때
좋았어
사람들이 남친 뭐하냐고 물어보면
사업해
그 한 마디가 있어 보여서
근데
너무 잘나가니까
불안했어
우린 결혼도 안 했는데
불량으로 계속 반품 들어오고 점점 어려워지면서
어느 때보다 옆에 붙어서 잘해줬어
들킨 것 같았어 내가 안도하는 거
누구랑 있으면
좀 나아 보일까
누구랑 짝이 되면
그렇게 고르고 골라놓고도
그 사람을 전적으로 응원하진 않아
나보단 잘나야 되는데
아주 잘나진 말아야 돼
전적으로 준 적도 없고
전적으로 받은 적도 없고
다신 그런 짓 안 해
잘 돼서 날아갈 것 같으면
기쁘게 날려보내 줄 거야
바닥을 긴다고 해도
쪽팔려 하지 않을 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 해도
인간 대 인간으로
응원만 할거야
부모한테도
그런 응원 못 받고 컸어 우리
사과하세요
일반인도
저런 말을 하네요
저 말
저만 불편한 거 아니죠
저도 불편해요
그죠?
아니 회사에서 어떤 조사원이 나한테
사과하세요 이러는데
아니 막 심장이 막 쿵쾅거리면서 말문이 막히는데
아 내가 뭘 잘못했지
나 기분 나쁘다
너 잘못했다
뭐 거기까지는 말할 수 있어요
근데 "사과하세요"는
논쟁의 여지를 틀어막고 그냥 결론낸 거죠
난 피해자
넌 가해자
그죠? 그거죠?
아 그건데
아니 그 말 듣는데 그냥 막
사형선고 맞고
구덩이에 떨어져서
시멘트까지 부어진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아니 막 그 정도로 나쁜 사람 된 것 같아서 밤에 한숨도 못 자고 막
근데 히트는 제가 다음날 사과할 때는
뭘 잘못한지도 모르면서
착하시네요
그 여자가 아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 말에 얼마나 당황하는지
아니 사과하세요가 무슨 신종 싸움의 기술이에요 선빵의 기술이에요
옛날에 사과는 참
멋진 행동이었는데.. 그죠?
어떤 한 인간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용기있게 하는 행동이 사과였는데
언제부터 사과가 강요에 의한 비굴한 행동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더 이상
용기있게 사과하는 사람을 볼 때 그 감동을
느끼기 힘들어졌다는 게 참
그래요
근데
저 사과하고 싶어요
그 때
하셨잖아요 로또도 10장 씩이나 주셨으면서
아니요 제대로 안 했어요 대충 어물쩡 넘어갔어요
비록 이혼했지만 제일 잘한 게 결혼이라는 말
결혼 안 했으면 어디가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났겠냐는 말
오랫동안 마음에 박혀있었어요
아 그렇겠구나
그렇게 소중한 관계를
제가 술자리에서 함부로 떠들었어요 죄송합니다
아이 별말씀을요 괜찮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요 괜찮습니다
따님한테도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어 하지 마요
안 하는 게 나아요
자꾸 답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두고봐라
나도 이제 톡 안 한다'
그런 보복은 안 해요
남자랑 사귀면서 조용한 응징과 보복
얼마나 많이 했게요
당신의 애정도를 재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아요
그냥 추앙만 하면 되니까
너무 좋아요
도와 달라고 했어?
치워 달라고 했냐고
근데 왜 함부로 들어가서 손대?
그럼 봤는데 그냥 나오냐?
인간을 갱생시키겠다는 의도가
너무 오만해
아, 누가 누굴 오만...
에이, 오만 아니야
혼자서는
절대 버릴 수 없는 양이었다고
혼자 버릴 수 없는 양을 혼자 먹었어
그걸 들켰어
뭘 들켜
뭐, 몰랐어, 우리가?
동네 사람들 다 알아
괜찮을 땐 괜찮은데
싫을 때는
눈앞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싫어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말을 하면 더 싫고
쓸데없는 말인데 들어 줘야 되고
나도 쓸데없는 말을 해 내야 되고
'무슨 말을 해야 되나'
생각해 내야 되는 거 자체가 중노동이야
나도 그런데
하루 24시간 중에 괜찮은 시간은 한
한두 시간 되나?
좋은 시간도 아니고
괜찮은 시간이 그 정도
나머진 다
견디는 시간
무슨 일 있었는지 안 물어
어디서 어떻게 상처받고 이 동네로 와서 술만 마시는지 안 물어
한글도 모르고
ABC도 모르는 인간이어도 상관없어
술 마시지 말란 말도 안 해
그리고 안 잡아
내가 다 차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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