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최재천 교수님을 좋아하기 때문에 교수님이 쓰신 책이나 추천하신 책은 다 검색해보고 도서관 가서도 앞 부분을 우선 읽어보려고 하는 편인데 그래서 이 책도 읽게 됐다
교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는 내가 블로그에 하도 많이 말해서 여기서 더 쓸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이전 글을 몇 개 첨부해야겠다
이 책은 어떤 어려운 학문적 주제를 다룬 건 아니고 교수님의 오래된 생각들, 가치관을 담은 책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오로지 경쟁을 통해 상대를 이기고 올라서는 것이 성공하는 방법이고 모든 동식물들이 살아온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전혀 하고 싶지 않은 분야의 공부에 파묻혀서 행복과는 멀어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자식들을 행복하지 못 하게 하는 부모님들에게, 그리고 또 우리 지구 환경 보호의 필요성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교수님께서 전하고 싶었던 말들을 진심을 다해서 담은 책이라고 느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또는 교수님의 명언을 수집하고 싶다면, 어디가서 써먹을 멋진 문장이나 말들이 필요하다면 한 번 읽어보는 거 추천하구 밑에는 좋았던 문장들 메모@
2021.10.23 - [일상/아무거나] -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추천 "최재천의 아마존" ★
2022.09.01 - [일상/아무거나] - 최재천 교수님 호주제 폐지 메모
1. 공감이란 알며 사랑하는 것이다. 나는 애정 담은 관찰로 동물과 공감하고 의미 담긴 책으로 사람과 공감한다. 내가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람들에게 책 이야기를 즐겨 하는 이유는 그것이 세상과 대화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2. 오래전부터 내가 부르짖고 다니는 게 있다. '현명한 인간' 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버리고 '공생인' 즉, '함께 사는 인간' 이라는 뜻의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채택하자는 것이다. 현명을 빙자한 무차별적인 경쟁보다 서로 손잡고 함께 가는 것이 진정한 현명함이라 생각한다.
3. 나는 지독한 이기주의자이다. 1초도 남을 위해 살지 않는다. 나는 늘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산다. 그것이 내가 행복하게 사는 법이다.
4. 나는 학생들에게 방황하되 방탕하지 말며, 방황하면서도 자신이 뭘 하면 좋을까 찾고 뒤져보고 읽어보는 '아름다운 방황'을 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남이 가라는 길로 가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아라. 그러다가 자기만의 길이 보이면 달려가라.' 나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어마어마한 기적을 만들어주고 싶다.
5. 부부 :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학문의 귀한 동반자. 달라서 늘 자극이 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퉁겨보는 울림판.
6. 생명 : 그 모습이 어떻든 정녕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존재.
7. 그동안 우리는 자연을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바라보았다. '약육강식'에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만 생각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무작정 대놓고 남을 거꾸러뜨리는 것만이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8. 행복 : 우리가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사실. 함께 손잡고 서로 돕고 사는 즐거움.
9. 겸허 : 생명에 관한 무지와 오만의 반대말. 생명의 역사 속에서 인간을 알면 자연스레 생기는 마음.
10. 꿈 : 제인 구달의 침팬지, 최재천의 개미와 까치. 끝까지 놓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것.
11. 호기심 : '어떻게?'라는 질문과 '왜?'라는 질문. 열정의 원동력과 젊음의 비결이다.
12. 꽃 :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한 공개 프러포즈. 온 세상을 화려하게 수놓은 식물들의 원초적 본능.
13. 개미 : 생태계의 만능 엔터테이너. 공진화의 선구자. 인간을 넘어선 생태계의 실질적 지배자.
14. 반박 : 진정한 대화와 청취 및 이해를 도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는 것.
15. 태도 : 관점이 다르다고 해서 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지식인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16. 수학능력 : 어떤 학문 분야도 거부하지 않고 기꺼이 공부할 수 있는 능력. 우리나라 대학생이 아직 많이 길러야 할 능력.
17. 방황 : 젊음의 특권, 넓은 미래를 위한 귀한 양분. 방탕과 헛갈리면 절대 안 됨.
18. 나는 대학생들에게 종종 "방황하라!" 라고 주문한다. "방탕하라!" 라고 하지는 않았다. 방황은 젊음의 특권이다. 이 담에 가족을 부양하면서 방황하면 그건 죄악이다. 하지만 대학은 방황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너무 좁게 미래를 보지 말고 대학의 문을 나가기 전에 온갖 다양한 세계로 당당하게 방황하라. 졸업 후에 살아야 할 그 긴 세월 동안 대학 시절의 방황은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귀한 양분이 될 것이다. 스무 살이여, 방황하라!
19. 고령화 : '은퇴'와 '정년'이 뭐냐고 코웃음 치며 99세까지 팔팔하게 사는 것.
20. 문제는 엄마들의 사고와 눈이 여전히 낡았다는 점이다. 키도 아이들보다 작으면서 완장 차고 아이들 뒤에 서서 보이지도 않는 미래를 향해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지시하고 있다. 똑똑한 여학생들한테 밀릴까 봐 전전긍긍하며 아들을 책상 앞에 붙잡아 앉히는 것은 오히려 아들을 '지질하게' 만드는 것이다. 많이 배운 엄마들은 넘치는 에너지를 쓸데없이 아이 잡는 데 쓰지 말고 사회에 나와,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고 사회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 이것이 내 아이도 행복하게 만드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1.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무조건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여전히 소비는 미덕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현명한 소비, 사려 깊은 소비가 미덕인 시대가 되었다. 지금 이대로 잔뜩 만들어 흥청망청 쓰다가 아무렇게나 버리는 소비 행태를 유지한다면 지구가 몇 개 더 있어도 모자란다.
22. 우리는 그동안 흠 하나 없는 매끈한 과일을 생산하느라 필요 이상의 독극물을 과수원에 뿌려왔다. 벌레 흔적 하나 없이 예쁜 과일은 다름 아닌 그 무서운 독극물에 목욕하고 나온 성형 미인이다. 그에 비하면 약간 흠이 있는 과일은 벌레들이 먼저 우리가 먹어도 괜찮은지 조심스레 맛을 보아준 안전한 과일이다. 마치 옛날 궁궐의 '대장금'이 임금의 수라상에 오를 음식을 미리 맛본 것처럼. 우리가 더욱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대장금 벌레들'이 우리를 위해 안전하게 미리 맛본 과일을 찾는다면 자연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깨끗해질 것이다.
23. 공생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구원해줄 서로 감싸고 보살펴주는 따뜻한 마음.
24. 나는 호모 심비우스 정신이 우리 마음에서 조금씩 진화했다고 믿는다. <나는 가수다 시즌1>을 보면, 한 사람이 떨어진다고 좋아하지 않고 다 같이 슬픔을 나눈다. 한 명이 떨어지니까 여섯 명이 다 감싸 안아준다. 그것이 진화요,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25. 포용 : 비움, 귀 기울임, 받아들임. 나를 조금만 비우고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좋은 게 있으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26. 토론이란 원래 한데 모여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행위이지 상대를 굴복시키고 이겨야만 하는 전쟁이 아니다. 서양 사람들은 토론이 끝난 후,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더라도 서로 악수하며 웃고 헤어지건만, 왜 우리는 토론장이 종종 몸싸움으로 뒤범벅되는 것일까?
27. 사람들은 흔히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칭송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사람을 혐오한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 말했다지만 우리 인간은 동물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이다. 원만한 사회를 구성하고 살려면 남들과 끊임없이 조율하고 살아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눈치 좀 보고 삽시다' 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도 있다. 눈치란 말이 왠지 치사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모두 서로 눈치를 보며 살아야 사회가 유지되는 법이다. 눈치란 역지사지와 포용의 다른 말이다.
28. 자신을 완전히 비우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테레사 수녀님이나 하실 수 있는 일일 게다. 하지만 나를 아주 조금만 비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 포용할 수 있다. 나를 그저 조금만 비우고 서로에게 귀 기울이며 좋은 게 있으면 받아들이자.
29. 다양화 : 진화의 또 다른 이름. 더 아름답고 더 건강하고 더 똑똑해지려는 유전자의 전략.
30. 섞임을 두려워하지 말자. 섞으면 건강하고 아름답고 순수해진다.
31. 담 :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들듯이 학문 간의 낮은 담은 지식의 교류와 통섭을 만든다.
32. 담이 아예 없으면 이웃이 아니다. 한집안이다. 그러나 한집안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통섭은 학문 간의 담을 아예 없애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담을 충분히 낮추자고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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