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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버디버디, 싸이월드 미니홈피 노래

by 알록달록 음악세상 2020. 7. 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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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친구가 추천해줘서 많이 들었던 노래
도서관 갔다 왔는데 공부가 하기 싫어서 책을 읽으려고 찾아봤는데 재밌는 책이 없어서 동시집이랑 시집만 읽다가 왔다
재밌는 책 찾는 것도 힘든 것 같다
마음에 들었던 동시랑 시 메모해놔야겠다
재작년에 대학교에서 매주 시를 써오는 강의를 들었는데 거기서 A+를 받아서 시에 관심이 생겼다
나는 근데 동시가 어른들 시보다 더 재밌는 것 같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 했나보다

 

 

 

 

 

 

 

 


책가방 하나
내려놓았을 뿐인데

하늘로
저절로
솟구친다
              <놀이터에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 때문에 공부를 해야하는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쓴 시 같다
시 제목이 놀이터에서 인데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어린 아이가 책가방을 내려 놓았을 때 그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너무 마음에 들었던 시다
짧은 시지만 이렇게 가슴에 와닿는 시는 쓰기가 힘든 것 같다
너무 귀여우면서도 안쓰럽고 공감도 된다
난 공부가 너무 싫다




 

 

 

 

 

시장에 팔러 나온 강아지를 보더니
누나가 한 마리 키우자고, 또 떼를 쓴다
마당 있는 집 생기면 키우자고, 엄마는 또 달랜다
누나는 얼른 돈 벌어서 마당 있는 집을,
엄마한테 사주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러면 강아지를 두 마리나 사준다고 엄마도 큰소리쳤다
누나가 두 마리는 안 된다고 했다
세 마리는 되어야 한댔다
좋아 세 마리
엄마는 얼른 누나에게 손가락을 내밀었다
크흐흐흐흐
마녀처럼 웃었다
                           <장영복 - 좋아 세 마리>

 

누나와 엄마가 서로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웃는 걸 보고 마녀처럼 웃는다고 표현한 너무 귀엽고 재밌는 시다
집을 사주겠다는 이유가 강아지인 것도 너무 순수하고 귀엽고 엄마는 강아지를 미끼로 자기의 의도대로 되었다는 듯 웃는 장면이 상상되고 너무 웃기다
나도 망상하는 걸 좋아해서 맨날 내가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버는 상상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마녀처럼 입이 귀에 걸릴 때가 있다
너무 귀여운 시다

 

 

 

이건 책 저자의 해석 (시를 쓴 사람은 아님)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엄마나 아빠는 위생이나 현실적 여건을 들어 이를 허락지 않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대답이, "마당 있는 집 생기면 키우자"는 것이다. 거절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들어준 것도 아니다. 엄마의 대답은 한마디로, '로또에 당첨되면', 이런 말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이 면피용 대답에 마음을 놓는다. 지금은 마당 있는 집이 아니니까, 언젠가 마당 있는 집이 생기면 키우자니까, 상황은 대개 여기에서 끝나게 마련인데, 장영복의 <좋아 세 마리>는 한 발 더 가본다.
누나가, "얼른 돈 벌어서 마당 있는 집을, / 엄마한테 사주겠다" 한 것이다. 완전 대박! 공으로 집이 생기게 된 엄마는 마음이 두 배로 넓어져, "그러면 강아지를 두 마리나 사준다"고 했다. 힘들여 일해 엄마에게 집을 사주기로 한 누나로서는, 강아지 두 마리가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엄마는 째째하게 두 마리가 뭐람? 세 마리는 되어야지." 이쯤 되면 엄마도 밑질 게 없다. "좋아 세 마리". 엄마는 누나랑 손가락 꼭꼭 걸고, "크흐흐흐 / 마녀처럼 웃었다". 누나는 금세 마당 있는 집에서 강아지 세 마리랑 졸졸졸 뛰어다니는 꿈에 젖어들었을 테고, 그러기는 엄마도 마찬가지였을 테다.

이 작품은 익숙한 상황을 익숙하게 말하지 않고 거기서 한 발 더 나감으로써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시인은 누나와 엄마가 주고받는 흥정을 점층적으로 배치함으로써(이 흥정의 과정은 상상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즉 현실과 상상 사이에 긴장 관계를 형성하여 짧으나마 상상을 현실로 느끼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 중간에 "누나는 얼른 돈 벌어서 마당있는 집을, / 엄마한테 사주겠다고 큰소리쳤다"는 의외성을 충돌시킴으로써, 현실의 결핍을 어느새 상상 속 풍요로움으로 바꾸어낸다. 그러면서도 현실의 결핍을 아주 소멸시켜 버리는 것은 아니어서, '로또에 당첨되면' 놀이 끝의 비애를 "크흐흐흐흐" 독자에게 남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웃음의 코드가 중심을 이루면서도 단순한 웃음으로 주저앉지 않는다.

 

 

 

 

 

 

 

 

 



보라색 머리핀을 사고 싶었어.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유리창 너머 머리핀을 바라보았지. 누가 먼저 사 가면 어쩌나 마음 졸이며 말이야. 어느 날 드디어 머리핀을 살 수 있었어. 머리핀을 꽂은 거울 속 내 모습이 예뻐. 가슴이 두근댈 정도로. 머리핀 하나로 행복했지. 그런데 보라색 머리핀에 어울리는 옷이 없네. 얼른 보라색 옷을 샀어. 보라색 옷에 어울릴 보라색 구두를 사고 보라색 구두에 어울릴 보라색 양말도. 보라색 가방과 모자도 샀지. 갑자기 필요한 게 너무 많아졌어. 보라색 장갑, 목도리, 수영복, 반지, 목걸이, 시계, 손지갑 참, 우산과 장화도 빼놓지 말아야지. 이제 내 몸에 걸친 모든 게 보라색이 되었어. 살짝 말하지만 속옷까지. 보라색 테두리에 보라색 렌즈인 보라색 안경도 꼈으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보라색이야. 나도 온 세상도 보라색인 거야. 보라색 머리핀 하나 사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보라색 머리핀 하나 샀을 뿐인데.
                                                                                       
                                                                                            <김유진 - 보라색 머리핀 하나 사고 싶었는데>

 

그저 너무 너무 갖고 싶었던 거 하나를 가지고 나니 더 욕심이 생겨서 그거에 걸맞는 다른 것 까지 계속 가지고 싶게 되버렸고 또 보라색 렌즈라는 고정 관념이 생긴 마음으로 이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시이다
동시라서 정말 귀엽게 표현했지만 인간의 욕심을 잘 표현한 시 같아서 읽으면서 맘에 들었던 시다

 

 

 

 

 

 

 

 

식물은 뿌리, 줄기, 잎, 꽃, 열매로 이뤄져 있다
뿌리는 식물체를 지지하고 물과 양분을 꾸벅한다
줄기는 꾸벅을 지탱하고 물과 꾸벅이 이동하는 꾸벅
잎은 꾸벅을 이용하여 꾸벅을 꾸벅
꾸벅은 꾸벅과 꾸벅이 꾸벅
꾸벅 꾸벅 꾸벅 꾸벅 신민규 뒤로 나가! 번쩍
                                           <신민규 - Z교시>

 

 

민규가 생물 수업을 듣다가 조는 과정을 정말 귀엽게 표현한 시다

쿨쿨쿨... 졸 때 보통 영어 알파벳 Z로 ZZZ... 이렇게 표현하는데 그래서 Z교시라고 제목을 지으신 것 같다
우리나라 99.99%의 학생들이 경험해보았고 공감할 만한 상황을 그린 시인 것 같고
너무 귀엽고 이쁘게 표현하신 것 같다

 

 





이것들 말고도 엄청나게 재밌게 읽은 동시가 많은데 그건 따로 메모장에 적어놓고 여기에는 그만 적어야겠다
다음엔 시

 

 

 

 

 

시월이라서
가고 싶은 곳도 없고
찾아오는 이도 없네요.
                               쇼하쿠

 

 

이건 재작년에 강의 들을 때 교수님이 좋아한다고 한 시인데 이렇게 짧은 시가 오히려 더 쓰기 어렵다고 하셨다
시인이 말하는 시월(10월)은 농사를 하던 사람들이 수확하기 좋은 달, 한마디로 정말 걱정거리가 없는 행복한 달이라고 한다
그래서 시월이라서 내가 평화롭고 행복하니 가고 싶은 곳도 없고 시월이라서 다른 사람들 다른 가족들도 행복을 즐기고 있으니 찾아오는 이도 없다는 시다
이렇게 짧은 세 줄 짜리 시로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사랑해, 라고 말하자
어느 꽃나무 아래서 그녀가 대답했다
당신 사랑이 뭔지 알아요?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사랑이 뭔데?
그러자 그녀가 아주 슬픈 표정으로 다시 대답했다
아끼고 좋아하는 거예요
아끼고 좋아하는 거..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았다
좋아하니까 아끼는 것이라는 사실을
좋아하니까 아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좋아하는 것을 아끼는 힘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꽃비가 내리는 시절이다
저 꽃들은 제 꽃나무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기꺼이 허공에 몸을 던지는가..

                                                                                                           <류근 - 꽃비 내리는 시절>

 

 

사랑이 뭔지 아냐는 질문은 정말 정말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나라면 뭐라고 대답해야 했을지 모르겠다
아끼고 좋아하는 거 라는 대답은 좋은 대답같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잘랄루딘 루미 - 봄의 정원으로 오라>

 


너가 오지 않으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고 너가 온다면 또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정말 정말 마음에 드는 표현이 있어서 가져왔다
천재인 것 같다


 

 


애절한 사랑, 이별, 그리움을 담은 시들도 되게 많았는데 내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지 않아서인지 그것들은 쓰고 싶지가 않다
내가 현재 처한 상황, 환경에 따라서 마음에 와닿는 시도 달라지는 것 같다
아무튼 난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여자도 만나서 사랑과 관련된 시도 공감하면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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