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임윤찬 님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셔서 유튜브에서 바로 동영상 찾아서 봤는데 소름 돋게 좋아서 가져왔다
임윤찬 님을 나는 이번에 처음 봤는데 쇼팽 콩쿠르에서 조성진 님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 처럼 푹 빠져서 들었다
연주자가 무아지경으로 연주를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피아노는 그냥 몸이 자동으로 연주하고 오로지 음악을 듣고 느끼고 마음속으로 노래하고 표현하며 청중들과 교감만 하는 것 같은 연주
보는 사람이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상 보면서 울뻔했다
지휘자님이랑 오케스트라 단원님들 표정보면서, 지금 저 무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곡을 연주하고 있다고 느꼈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현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것만 같을 때가 있는데 이 영상이 그랬고, 저기 있는 청중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끝나고 박수와 함성 소리만 들어도 그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협주곡이라는 연주 시간이 긴 곡을 듣는 데도 집중이 깨졌던 순간이 없었다
이 곡은 저번 글에서도 썼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피아노 곡 중에 하나로도 알려진 곡인데, 피아니스트들도 어릴 때 이 곡을 연습해놓지 않고 나중에 콘서트곡으로 치려고 하면 어쩌면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악기를 연주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단순히 '이 곡을 연주한다' 라는 것과 '콩쿨에서 연주 할 만큼 연습을 했다' 라는 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만약 내가 이 곡을 만족할 만큼 연주해내기 위해서는 몇 년, 몇 십 년이 걸릴지 상상이 안 되는 것 같다
협주곡은 일단 길이부터가 너무 길기 때문에 악보 볼 엄두도 안 난다
아무튼 임윤찬님의 팬이 됐다
앞으로도 연주하시면 찾아서 들어봐야지
반 클라이번 콩쿨은 미국에서 열리는 피아노 경연 대회인데 세계 3대 콩쿨로 불리지 않을 뿐이지 그에 버금갈 정도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피아노 콩쿨이라고 한다
원래는 4년 단위로 개최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인지 5년만에 열린 것 같다
임윤찬 님은 18살로 역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중에 최연소 라고 한다
저번 콩쿨에서도 우리나라의 선우예권님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셨는데 이번에 또 우리나라의 임윤찬님이 우승하셨다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을 잘 못 해서 서양에 비해 음악 쪽은 많이 약하다는 얘기가 많고, 그래서 해외 유학을 많이 가는데 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입상하는 일이 잦아진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우선 나한테 익숙한 곡인 라피협 3번부터 올렸는데 맨 밑에 다른 협주곡들 연주한 영상도 가져왔다
다른 협주곡들은 나한테 익숙하지 않은 곡들이라서 그런지 잘 안 듣게 된다
그치만 이번 기회에 나도 임윤찬님 연주로 다 들어봐야겠다
바로 밑에 리스트 에튀드 전곡 영상도 올렸는데 리스트 에튀드는 그래도 나한테 익숙한 곡들이라서 역시나 엄청나게 집중해서 들었다
괴물처럼 잘 치셔서 나까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눈도 잘 안 깜빡이고 영상을 본 것 같다
리스트가 살아있을 때 공연을 하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테크닉적으로 불안한 부분이 없으니까 부자연스러운 노래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실황으로 들었으면 아마 더 소름돋았을 것 같다
아무리 음향 기술이 발전했더라도 역시 실제 현장에서 듣는 거랑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유튜브로 보게 되는 영상에서는 무대 마이크로 들어온 소리가 깨지지 않게 컴프레서(마이크로 들어온 소리 데시벨이 커서 소리가 갈라지고 깨지게 되는 단계까지 올 경우 자동으로 소리를 깎아주는 기능)를 걸기 때문에 피아노를 강하게 치는 부분에서 확실히 먹먹하고 눌린 소리가 난다
현장에서는 피아노가 부셔질 것 처럼 때려치는 장면에서는 아마도 관객들이 입을 벌리고 침도 못 삼키면서 듣지 않았을까
홀 전체가 소리로 꽉 찼을 거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꽉 찬 소리와 악마같은 테크닉에 압도 당하는 느낌이 들었을 거다
유튜브로 보는 나도 그랬으니까
협주곡 같은 걸 들을 때도 오케스트라의 수많은 악기가 함께 소리를 내면 솔로곡보다 훨씬 더 꽉찬 소리가 나는데, 그러면 영화나 만화같은 곳에서 중력이 몇 배가 됐을 때의 장면처럼 몸 전체가 눌리는 기분이 들고 입이 자동으로 벌려진다 (물론 그 음악이 좋을 때, 음악이 안 좋으면 소음일 것 같다)
나도 이렇게 쳐보고 싶다
.
.
.
나도 갑부가 되어보고 싶다
나도 연예인처럼 잘생겨보고 싶다
나도 노래를 괴물처럼 잘 불러보고 싶다
나도 어쩌구 저쩌구 어쩌구 저쩌구 어쩌구 저쩌구
맨날 바라기만 하다가 죽을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악보
라피협 3번 예전에 올렸던 글
0:09 - No. 1 (Prélude) 전주곡
1:04 - No. 2 (Molto vivace) 원래는 부제 없음 (도화선, 로켓)
3:35 - No. 3 (Paysage) 풍경
8:49 - No. 4 (Mazeppa) 마제파
16:33 - No. 5 (Feux follets) 도깨비불
20:20 - No. 6 (Vision) 환영
25:51 - No. 7 (Eroica) 에로이카(영웅)
30:45 - No. 8 (Wilde Jagd) 사냥
36:15 - No. 9 (Ricordanza) 회상
47:41 - No. 10 (Allegro agitato molto) 원래는 부제 없음 (열정)
51:59 - No. 11 (Harmonies du soir) 밤의 선율
1:01:07 - No. 12 (Chasse neige) 눈쓸기, 눈 치우기, (눈보라)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악보 (브라이트코프)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악보 (피터스)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악보 (부다페스트)
이건 임윤찬 님 인터뷰 내용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