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심규선님 노래 가져왔다
지금 내 카톡 프로필 뮤직이다
이 노래는 원래 듣기만 했을 땐 좋다고 못 느끼다가 노래방에서 친구랑 불러보고 완전히 빠져버린 곡이다
피아노 곡도 듣기만 할 때랑 다르게, 쳐봐야 진짜 그 곡의 매력을 알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요도 직접 불러봐야 더 좋다고 느껴지는 곡이 있는 것 같다
이 곡은 그 갭이 제일 컸던 곡이다
노래방에서 부르면서도 감탄하면서 감상했다
물론 내가 부르면 이 좋은 곡을 망쳐버리지만
달빛에 비친 유리창도
이렇게 반짝이지는 않지
너의 눈물 맺힌 눈
검은 하늘에 아플 만큼
간절한 빛을 내던 별빛도
함께 맞던 아침도
너를 안고 있어도 넌 여기 없고
그을음과 타고난 재만 있잖아
아무래도 좋을 결말 따위
내게 상처 주게 허락 할 테니
다시 걸어보게 해줘 사랑에
난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버렸지만
멋대로 그대를 원하고 있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냐
난 이미 사랑에 빠져 버렸지만
아무리 가시 돋친 말도
그렇게 날카롭지는 않지
너의 침묵 텅 빈 눈
메마른 나무 가지 같은
너를 끌어안고 서서
쏟아내고 있는 눈물도
뿌리치듯 날 밀어내
네게 다가갈 수 없는데
나는 출렁이며 차올라
네게 넘쳐버리게
아아 무책임한 그대는
매일 얼굴을 바꾸네
내게서 도망치지 말아줘
나의 세계는 너로 세워지고 무너진다
모른 척 하고 있잖아
아무래도 좋을 결말 따위
내게 상처 주게 허락 할 테니
다시 걸어보게 해줘 사랑에
난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버렸지만
멋대로 그대를 원하고 있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냐
난 이미 사랑에 빠져 버렸지만
나는 자꾸만 더 야위고 깊어만 지네
날카로운 달빛에
달빛에 비친 유리창도
소설 달과 6펜스에서 더크 스트로브의 부인 블란치 스트로브의 입장에서 썼다는 가사
더크 스트로브는 소설에서 멍청할 정도로 착하고 아내 한 여자만을 사랑했던 캐릭터다
자신을 버리고 바람 핀 아내를 끝까지 사랑했던 남자이고 스트릭랜드의 그림에 대한 재능을 존경해서 스트릭랜드를 위해서도 자신을 희생했던 캐릭터이다
가엾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캐릭터
더크 스트로브가 어떤 캐릭터인지 엄청 길게 썼다가 소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다 지웠다
블란치 스트로브는 더크 스트로브의 아내인데, 소설의 주인공인 스트릭랜드의 거만하고 양심없고 예의없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진저리 칠만큼 싫어하다가 결국 남편을 버리고 스트릭랜드를 사랑하게 되는 여자다
스트릭랜드는 싸이코패스라고 해도 될 만큼 타인의 감정을 신경쓰지 않으며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인데, 바보같이 착하고 해바라기같은 남자에게 감정이 식고 한없이 자신감 넘치고 우월해보이는 싸이코패스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여자의 입장에서 가사를 보면 몰입이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소설 내용 몰라도 상관없다
그래도 내용을 조금 알고 가사를 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적어봤다
근데 가사를 보니까 꼭 블란치 스트로브의 입장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더크 스트로브의 입장이라고 봐도 될 것 같고 다른 캐릭터의 입장에서 봐도 되는 것 같다
제일 좋은 건 내가 가사의 주인공이 돼서 내 입장에서 가사를 보는 것 같다
그러면 제일 마음이 아프고 몰입이 잘 되는 것 같다
위에껀 음원이고 아래껀 라이브 영상이다
어떤 곡이든 음원이 당연히 더 완벽한 버전이겠지만 심규선님은 라이브랑 음원이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라이브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라이브를 이렇게 잘하는 가수는 처음 본 것 같다
나는가수다에서도 라이브를 이렇게 잘하는 가수는 못 봤다
심규선님이 이 곡 말고 다른 곡들도 라이브로 부르신 영상이 많은데 전부 다 음원이랑 거의 똑같다
라이브로 들으면서도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오지? 라는 생각이 들고 발성이 부럽고 신기하신 것 같다
이건 저번에 내가 글에 썼던 달과 6펜스
오늘 도서관에서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을 봤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도서관이 8시에 닫는데, 원래 도서관 닫을 때쯤 되면 집중이 안 돼서 그냥 가방 챙기고 나오는데
오늘은 8시 정각까지 눈을 못 떼고 책을 읽었다
심규선님 노래중에 달과 6펜스라는 곡이 있어서 더 호기심이 갔던 책
책 내용은 돈, 여자, 명예, 인간관계와 같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들엔 조금도 관심이 없고 오직 예술(그림)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어떻게 보면 정말 비현실적인 사람이다
근데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람의 삶을 본 느낌이 있고 뭐라고 해야할까
존경심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이 단어를 쓰기는 싫고
참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은 놀라움을 안겨준 캐릭터라고 해야할까
자유롭다는 건 어떤 것일까 라는 의문에 힌트를 남겨주었던 캐릭터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주인공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던 책
주인공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정말 자신의 욕구에만 충실한, 완벽히 이기적이고 남들 시선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그저 그림에 미친 사람인데
굳이 굳이 굳이 좋게 표현하면 어떤 사회적 통념, 도덕, 윤리 같은 것들에서 완벽히 벗어난 사람이다
나는 원래 소설에서 사회가 정해놓은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거나 사랑을 하는 캐릭터들을 동경하고 그런 사람에게 정말 매력을 느꼈지만 이번 책의 주인공은 너무 극단적이었고, 특히 블란치 스트로브에게 했던 잔인한 행동을 생각하면 좋아하기는 힘든 캐릭터였다
하지만 소설속의 이런 캐릭터들을 보면서 우리가 가끔은 어떤 자유로움과 해방된 듯한 느낌을 받는 건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 옳고 그름에서 벗어나고 싶은 순수한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회, 도덕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윤리나 도덕이 없는 사람이었고.
생물의 관점에서 보면 생물은 유전자의 자기복제를 위해 행동한다는 이론에 모순이 있는 돌연변이였다
한 마디로 어떤 관점에서 봐도 이상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예술가의 관점에서 보면 존경할만한 사람일까
어쨌든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사람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성숙함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이었지만
(사실 난 소설 보면서 스트릭랜드를 천하의 나쁜놈이라며 혼자 마음속으로 계속 욕했고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덕분에 참 재밌고 매력있는 책 한 권을 읽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가치 하나만을 추구하며 산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무인도에 혼자 남겨졌을 때도 책만 쓰고 작곡만 하고 그림만 그리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무인도에 떨어져도 오직 그림만 그리다가 죽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현실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
양자역학 천재 과학자인 폴 디랙이 약간 이런 성격이었다고 책에서 봤던 것 같다
책 내용 조금 메모하고 마무리
"나는 어쨌든 그려야 해요."
"무모한 모험을 시도하는 건 아닙니까?"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두 눈이 야릇하게 빛났다.
"나이가 몇이오? 스물셋?"
엉뚱한 질문이었다. 내 나이라면 모를까, 그는 이미 청년기를 넘기고 버젓하게 사회적 지위를 지닌 증권 중개업자인 데다가 아내와 두 아이까지 거느린 가장이 아닌가. 나에게는 가능한 일이라도, 그에게는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에게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과 나중에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쨌든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해요."
그는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삼류 화가 이상은 되지 못할걸요. 그런데도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나요? 다른 분야에서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어요. 보통 수준만 되면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지요. 하지만 예술가는 다릅니다."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불 보듯 빤한 사실을 말하는데 왜 바보라는 거죠?"
"나는 어쨌든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는 문제가 되지 않소. 우선 헤어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그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담겨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감동을 받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들끓고 있는 어떤 강렬한 힘이 내게도 전해 오는 것 같았다. 그는 강한 힘에 사로잡혀 옴짝달싹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악마에게라도 홀린 것일까. 하지만 표정은 말할 수 없이 평온해 보였다. 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 눈에는 웃옷에 초라한 중절모를 걸치고 앉아 있는 그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졌다. 지저분한 수염과 머리, 작은 눈, 커다란 코. 모두가 투박하고 상스러워 보였다. 큼지막한 입에 두꺼운 입술은 자못 육감적이었다. 정말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부인께 돌아가지 않겠단 말씀인가요?"
"절대 돌아가지 않아요. 절대로."
"사람들이 비겁한 인간이라고 욕해도 괜찮은가요? 가족들이 구걸을 하며 살아도 개의치 않을 건가요?"
"상관없소."
인성 쓰레기지만 자유로운 천재 화가였던 사람의 이야기
심규선님은 가수도 가수시지만 예술가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분이신 것 같다
노래 가사가 이미 시이고 소설이라서
문학 작품에 음을 붙여서 노래하시는 느낌
(실제로도 달과6펜스, 데미안, 오필리아 같은 곡들은 소설을 읽고 그걸 바탕으로 노래 제목과 가사를 쓰신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목소리가 사람 혼을 빼놓는 목소리시다
이건 보너스
내가 저번에 올렸던 데이식스의 예뻣어
데이식스 노래는 뮤비랑 같이 보면 더 좋다
뮤비 같이 보라고 링크 올려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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