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가 근래에 본 영화중에 제일 재밌었다고 나도 꼭 보라고 추천해줬던 영화 소울을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 좋았다
재밌었구 느낀 점도 있었구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그리고 일단 영상이 너무 이뻤다
신비로운 세계를 보는 느낌
영혼 세계의 관리자들 그림체가 매력적이었다
난 추천
영화의 주인공인 조 가드너(조이)는 자신의 삶의 의미는 오직 재즈 피아노라고 생각하는 사람.
나도 피아노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시작부터 피아노가 나와서 반가웠구 OST로 재즈 음악들이 나와서 듣기 좋았다
그치만 영화 내용은 사실 피아노와는 관련이 없었고 우리들,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왜 살까
힘들고 괴롭고, 잔인할만큼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고, 어쩔 땐 나한테만 모진 것 같은 세상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통을 느끼면서 왜 우리는 끝까지 버텨내고 있을까
내 꿈은 뭘까
그 꿈을 이루면 정말 행복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은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만약 내가 이 질문을 받았다면 너무 어렵고 심오한 문제인 것 같아서 정말 여러가지 답변을 떠올리게 됐을 것 같은데, 우선 내가 좋아하는 과학의 관점에서 생각해 봤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더 잘 생존해서, 성공적으로 번식을 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유전자들의 복사본을 이 세상에 최대한 많이 남기고 퍼뜨리기 위해 살아간다
우리는 우리가 그걸 의식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렇게 살아간다
DNA가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는 행위자는 아니지만,
DNA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우리를 조종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의 뇌 배선은 그렇게 자연적으로 선택(Natural Selection)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떻게 어떻게 생겨난 태초의 DNA 혹은 RNA는 끊임없이 자기를 복제하는 신비로운 물질이었고, 이 자기 복제자의 출현이 바로 생명 탄생의 시작이며, 우리 인간도 다른 모든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복제에 성공한 DNA의 생존전략 (자기 복제) 중 하나로 만들어진 일종의 DNA 갑옷(세포벽)이다
그렇지만 사실이 어떻든, 이건 우리가 언제나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과학적 사실이 이 나 자신과 타인, 우리 인간종, 더 나아가서 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소중한 지식들이지만, 우리의 삶의 방식을 강제하는 건 아니다
과학은 우리가 어떻게 우주에 존재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해답을 (언젠가는 더 명확하게) 줄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왜 사느냐에 대한 대답은 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일반인들에게 현대 생물학의 입문서처럼 읽히고 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서 리처드 도킨스는 자연이 어떠한 방식으로 흘러 간다고 해서 우리가 그 자연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엄청난 논리적 비약이라고 했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은 사람들중 꽤 많은 사람들이 책의 메시지를 잘못 해석해서 남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 또는 남녀 관계에서 서로를 배려하지 못 하는 행동들을 인간의 당연한 성질인 듯이 합리화 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그런 행동은 유전자 관점에서도 좋은 생존전략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애초에 도킨스가 책의 제목으로 선택한 '이기적' 이라는 표현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도킨스가 사용했던 '이기적(selfish)' 이라는 표현은 '언제나 자신의 생존(증식)을 추구한다'는 뜻이지 우리가 말하는 '이기심' 의 의미는 아니다.
또 도킨스는 오히려 과학적 사실로부터 인간의 가치관을 뽑아내는 것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도킨스는 우린 문화(도킨스는 문화가 유전자 Gene 와 비슷하게 후대에 복제되고 진화한다고 해서 책에선 이 문화의 최소 전달 단위로 밈Meme 이라는 단어를 만들어서 사용했다)를 통해서 유전자에 대항할 수 있을 만큼 자기 독립적인 뇌를 가지게 됐고, 오직 인간만이 유전자를 거스를 수 있는 종이라고 믿고 있다고도 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성숙한 사람에 가까워지기 위해선, '자신의 어쩔 수 없는 부분' 까지도 이해하고 극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 해야하는 거 아닐까
인간처럼 복잡한 뇌와 높은 지능을 가진 종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지 않고, 욕구에 굴복 당한 세포 덩어리로 살게 되면 곧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이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나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성숙함에 가까운 것이고 더 나를 살고 싶게 만드는 것인지 생각했다
우리는 정말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꼭 알아야 할까?
꼭 나만의 불꽃을 찾아야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삶의 가치란 건 뭘까
'우리는 정말로 왜 살까'
영화의 주인공인 조이는 자신이 평생 염원했던, 오직 자신의 인생의 전부일 것 같은 꿈을 이루고 난 그 날 밤, 이게 정말 끝인가요?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라는 물음과 함께 공허함을 느낀다
조이가 자신이 바라던 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걸 깨닫는 순간 난 이 영화의 메시지가 가장 뚜렷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네 아비는 내가 있었어
이 가게 덕분에 우리가 그나마 이렇게 산거야
내가 없어지면 그땐 어떻게 할거니?
제겐 음악이 전부에요
아침에 눈 뜨고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요
꿈이 밥 먹여 주는 게 아니다
그럼 먹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직장 얘길 하는 게 아니라구요
제 존재 의의에 관한 거예요
제 걱정은 오늘 내가 죽었다면
전 아무것도 못 이루고 갔다는 거예요
100번을 연주하면 그 중 하난 정말 특별하죠
오늘 같은 공연은 매번 있는 게 아니랍니다
정말요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죠?
내일 돌아와서 또 모두 다시 하는거죠
뭔가 걸리나요? 선생?
그게... 나는 평생 오늘 하루를 기다렸는데
뭔가 달라질 줄 알았어요
한 물고기 얘기가 있죠
이 녀석이 나이가 많은 물고기에게 가서 물어보길
"나는 바다라는 걸 찾고 있어요"
"바다라고?" 라며 늙은 물고기는 말하죠
"지금 있는 이곳이 바다잖아"
"여기가요?"라며 젊은 녀석이 대답해요
"이건 물이잖아요"
"나는 바다를 찾고 있어요"
내일 봅시다
어쩌면 우리도 지금 바다에 있으면서 바다를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저기요 결국 22번의 불꽃이 뭐였죠?
네?
그 왜, 불꽃 말이에요
목표 말이에요. 음악이었나요?
자연학이나 걷기였다든가?
목적을 부여하다뇨?
어쩌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겐 피아노가 있잖아요
그게 제 목적이에요
그게 제 불꽃인데
불꽃은 목표 같은게 아닌데요
당신들 선배들은 하나같이 열정이니 꿈이니
목적... 삶의 존재의의!
단순하긴...
부도덕한 놈
할 줄 아는 거라곤 틀린 선택 뿐
철 없고 세상에 나가봤자 못 살아남겠지
이기적이구나
누가 너와 친해지고 싶겠니?
쓰레기
세상은 영민한 녀석들을 필요로 하는데
너 같이 둔한 녀석은 처음 보는구나
너 같은 녀석에게 불꽃이라고?
천치 년
정말 못 참겠구나!
난 잘못됐어
너 같은 게 불꽃을 찾아낼리 없어
다 무슨 소용이니?
멍청아 그건 목적 같은 게 아니야
그냥 판에 박힌 일상이지
이건 시간낭비야!
그러니까 모두 망치는 거라고
넌 목적 같은게 없으니까!
다 소용없어
넌 불꽃을 못 찾아
넌 목적같은 게 없으니까!
나 무서워 조
난 자격이 없어
불꽃도 못 찾았고
찾았잖아
네 불꽃이 곧 목적이진 않아
불꽃은 그냥 살 준비가 됐다는 거라고
그리고 말야
넌 너대로 재즈하거든
넌 너대로 재즈하거든
정말 좋은 말인 것 같다
이건 라이너님이 리뷰하신 건데 영화를 안 보고 보면 다 스포가 되니까 영화 보고 나서 보는 거 추천
영화의 말이 맞습니다
가장 사소한 순간들이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충분합니다
비록 지금 힘들고, 외롭고, 길을 잃었어도,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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